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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배에 1만4천명 태운 것이 기적

    -배 화물 모두 버렸다는 것은 잘못된 기록

    -맥아더 장군 "가능하면 구하라"…선장,1초도 망설임없이 결정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의 초청으로 1950년 12월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리는 흥남철수 작전의 주인공 로버트 루니 제독(92)이 지난달 26일 오후 애틀랜타 한인회 소회의실에서 원탁미팅을 했다. 


    (동영상으로 시청하세요)


    - Q: 누구의 허락을 받고 난민을 배에 실었나?


      A: 12월 20일 맥아더 장군이 최대한 많은 민간인을 구하라는 명을 받았고, 다만 중국 군인들이 점점 좁혀오고 있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volunteer) 들어가서 구할 마음이 있는 배만 그리 하도록 하라고 했다. 

    우리 배의 선장 캡틴 라루(Leonard LaRue)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한국인들의 목숨을 구하겠다고 결정했고 나를 비롯한 선원들에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태우라고 명령했다. 내 지시에 따라 선원들은 당시 흥남부두의 Dock #3 에서 피난민들을 태웠다.


    당시 중공군이 부두에서 보이는 산 넘어까지 진격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장은 엔진을 끄지 않고 언제라도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흥남은 소련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이치해 있기 때문에 당시 소련군이 해저에 설치했을지 모르는 어뢰 등 폭발물이 산재해 있어 매우 위험한 상태였지만 우리는 끝까지 피난민들을 태웠다”


    “메레디스 빅토리호 (Meredith Victory)는 군용화물선이어서 일부 역사책에는 싣고 있던 모든 무기와 화물을 모두 바다에 버리고 사람들을 태웠다고 적혀 있지만,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당시 싣고 있었던 화물은 인근 연포항까지 실어다 줘야 했던 300톤의 제트연료(항공기용) 뿐이었다.그 제트연료도 버리지 않고 갑판 아래 3층의 화물공간에 1만4000명을 태웠다. 사람이 타는 배가 아니어서 사람들을 화물용 그물에 태워 기중기로 아래칸으로 내려보낼 수 밖에 없었다.


    아래 칸에는 전기도 없고 난방장치나 물과 음식도 없었다. 아이를 업거나 아이 손을 잡고 온 여자들, 군인으로 추정되는 남자들 그리고 노인들의 경우 한국전통옷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긴 코트(두루마기를 말하는 듯)안에 아이들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먼저 타려다 밟히는 장면도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굉장히 질서있고 침착하게 배에 올랐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안전과 질서였다. 물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민간인인지 알 수는 없었다. 옷 속에 총을 숨기고 타는 공산주의자가 있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일일히 다 확인할 수는 없는 형편이었다. 


    그 사람들은 미군이 자신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줄 것이라고 믿었고, 조만간 다시 북에 있는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느 누구도 불만을 표현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당시 내 나이는 22세였고, 17살때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돌아와 대학을 다니고 난 후였다. 


    캡틴 Leonard LaRue는 굉장히 종교적으로 진실한 카톨릭 신자였다. 1934년에 Pennsylvania Nautical School을 졸업하고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지중해와 대서양에서 싸운 경험이 있어 그런지 리더십과 경험치가 출중한 사람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잘 따랐고, 그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순종했다. 


    그 당시 한겨울이라 Meredith Victory 호 안이 추우니, 그 안에 타고 있던 난민들이 불을 지피기도 했다. 300 ton의 연료를 싣고 있었는데, 그 일이 얼마나 위험한건지 아마 난민들은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불을 절대 피면 안된다는 표지판을 만들어 붙이기도 했다. 


    그 당시 동해 바다가에 지뢰 등의 폭발물이 많이 묻혀 있었고, 우리가 출발한지 얼마 안돼 폭발음이 들리기도 했다. 배 안에서 5명의 아이가 태어났는데, 우리는 그들을 김치 one, 김치 two 이런식으로 불렀다. 

    나중에 김치 one 과 five 이 두사람이 성장한 후에 만날 기회가 있었다.


    22일과 23일에 부두에서 사람을 태우고 출발한 우리 배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부산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부산은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이미 수많은 피난민들로 포화상태여서 더 이상 사람을 수용할 수 없었다. 우리 배의 피난민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결국 부상자 17명만 부산에 내려주고 나머지는 크리스마스인 25일 거제도에 모두 내려줬다.


    사람들은 한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고 하지만 우리 배의 선장 라루는 한사람이 이런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나중에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자신의 공을 내세우지 않고, 그저 ‘We just did the right thing(우리는 그저 옳은 일을 했을 뿐이야)’라고 대답했다.


    전쟁 후 1954년에 라루는 바다를 떠나 뉴저지주에 위치한 St. Paul’s Abby(성바오로수도원)로 들어가 Marinus 라는 이름의 수사로 살다 소천했다. 마리너스라는 이름은 바다 (marine)에서 따왔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성모마리아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그분은 늘 경건하고 진실한 사람이었다. 내 아들 Alex와 가끔 그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아들이 흥남철수에 대해 이야기 하며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냐고 물으면, 그는 성경책을 가리키며 이 안에 모든 답이 있다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요한복음 15장13절 말씀인 ‘Greater love has no one than this: to lay down one’s life for one’s friends(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를 대답 대신 사용하곤 했다.


    라루는 종종 그날을 회상하며 그 작은 배가 어떻게 1만4000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무사히 그 곳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하나님께서 그분의 손으로 이 배를 구하신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배가 수용할 수 있는 무게와 공간을 생각하면 정말 기적이다.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내게 “우리 국민들을 구해줘 고맙다면서 나를 ‘한국의 쉰들러’라고 부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제일 먼저 했던 일도 나를 만난 것이었다. 그는 “죽기 전에 얼굴을 꼭 보고 싶었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전쟁 당시에는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부대 표창(Presidential Unit Citation)을 받았다. 


    한국에서 가끔 나를 초대했고 초대를 받아 방문하면 늘 환대를 해줬다. 우리 배가 사람을 죽이러 간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러 간 것이어서 그런 것 같다. 흥남철수 당시 배에 카메라를 갖고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내가 찍은 사진 몇장만 지금까지 남아 있다. 영상은 기록된 것이 없다.


    미군으로부터 Gallant Ship Unit Citation을 받았다. 

    캡틴 라루는 우리는 용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영웅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저 옳은 일을 했을 뿐이다. 

    나는 오히려 자유를 위해 싸운 한국인들이 진짜영웅이라고 생각한다. 


    난 한국인들이 경제적으로 이렇게 발전한 것이 자랑스럽다. 한국인들이 integrity (진실성)을 잘 유지하면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내가 현재 거주하는 브롱스에만 해도 근처에 한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8개 정도 있는데, 우리 아내도 그런 가게에 가서 "안녕하세요" 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한다. 그러면 좋아하면서 할인을 해준다. (웃음)


    흥남철수 당시 캡틴 LaRue의 나이는 37세였다. 지금 생각하면 젊은 나이지만, 그 당시에는 다른 사람들 보다 나이가 많았기에 우리는 그를 "old man"이라고 불렀다. 


    흥남철수.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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