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가 쌓이는 소리
시간이 갈리는 소리
여섯 달이면 끝난다더니
일 년이면 충분하다더니
그 말들은 어디로 가고
우린 아직 여기 묶여 있다
전화는 돌고 돌아
답은 늘 같은 문장
“처리 중입니다”
그 말로 또 한 달이 간다
업무가 많아서?
사람이 없어서?
그 핑계로
누구의 인생을 멈추는가
이건 행정이 아니다
지연이라는 이름의 폭력이다
국적을 이탈한다 했지
권리를 포기한 적은 없다
선천적이라는 이유 하나로
발목을 붙잡고
병역의 공포를 들이대는
이 제도는 누구를 위한가
세상은 클릭 한 번에
국경을 넘나드는데
대한민국은 아직도
도장과 책상에 갇혀 있다
디지털을 외치면서
현실은 과거에 멈추고
해외 동포 정책은
말뿐인 약속만 반복된다
법은 보호여야 한다
족쇄여선 안 된다
2세들의 시간을
볼모로 잡는 제도라면
지금 당장 고쳐라
우리는 도망친 게 아니다
연결된 국민일 뿐이다
행정이 느리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세상은 이미 달리고 있다
왜 한국만 멈춰 서 있나
이 분노가 묻는다
지연된 국적이 아니라
지연된 국가의 응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