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성공의 재정의… 각자도생 아닌 ‘나눔의 연대’로 미래 세대 이끌 것”
2002년 ‘하루 1달러’로 시작해 누적 기부 2,000만 달러 돌파
애틀랜타 지역 한인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사회의 미래와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됐다.
아시안아메리카옹호기금(AAAF), DemoLab(데모랩),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NAKASEC)가 공동 주최한 ‘애틀랜타 한인 커뮤니티 모임’이 5월30일 조지아주 도라빌에 위치한 화야 인터내셔널 컬처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6세 때 미국으로 이주해 모국어가 다소 서툴 수 있는 한인 1.5세·2세들이 중심이 되어, 미주 한인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곳을 돌보는 거대한 자선 재단을 일궈내 화제다.
미주 한인 사회의 대표적인 자선 기부 단체인 한인커뮤니티재단(KACFNY)의 윤경(Kyung Yoon) 공동창립자 겸 대표는 최근 애틀랜타를 방문해 재단의 성장 과정과 향후 비전을 공유하며, 동남부 지역 한인 커뮤니티와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KACF는 지난 2002년 뉴욕에서 뜻을 같이하는 소수의 한인들이 모여 “우리가 함께하면 어떻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당시 대다수 이민자의 기부 활동이 교회 등 종교 기관에 국한되어 있던 점에 착안해, 재단은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한 ‘하루 1달러(A Dollar a Day) 캠페인’을 전개했다. 생수 한 병 값보다 적은 소액 기부로 시작된 이 움직임은 첫해 6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고, 2003년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 한인을 돕는 5개 동포 사회 단체에 각각 1만 2,000달러를 지원하는 마중물이 되었다.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현재, KACFNY는 누적 그랜트(지원금) 지급액 2,000만 달러(한화 약 270억 원)를 돌파하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룩했다. 지난해 한 해에만 집행된 지원금만 300만 달러에 달한다.
내년 창립 25주년을 앞둔 윤경 대표는 이번 애틀랜타 방문에서 이민자 사회가 지향해야 할 ‘성공’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다.
윤 대표는 “과거 우리 세대에게 미국에서의 성공이란 주류 사회에 진입하고, 내가 자란 커뮤니티를 벗어나는 것으로 해석되곤 했다”며, “그 과정에서 모국어를 잃어버리거나 우리 이웃의 진짜 필요가 무엇인지 놓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서 그는 “KACFNY는 비록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깊은 자긍심을 느끼고, 앞서 길을 닦아준 선배 이민자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라며, “우리의 기부 역량을 하나로 모아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구축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년간 뉴욕과 뉴저지 등 미 동북부 지역에 집중해 온 KACFNY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미국 전역 한인 사회의 취약성을 목격하고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조지아주 방문 역시 급성장하고 있는 애틀랜타 한인 커뮤니티의 현황을 배우고, 재단이 지난 24년간 쌓아온 자선 사업 노하우와 시스템을 공유 및 기여하기 위한 행보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이민자로서의 우리는 정체되어 있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며, “한인 사회의 기부 문화를 단순한 자선을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비전과 연대의 도구로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상으로 보시죠.
(취재·촬영·편집 김충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