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단법인 세계한인론인협회 회장 김명곤입니다.
제가 사는 플로리다에 몰아친 두 차례의 허리케인을 용케도 피하여 여러분을 뵙게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재외언론인 동지 여러분, 제25회 세계한인언론인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개막행사를 후원해 주신 재외동포청 이상덕 청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바야흐로 디지털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손가락 하나로 누구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심지어 스스로 언론이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인터넷 언론은 물론, 페이스북, 유튜브 등 뉴 미디어 플랫폼에 기초한, 멀티 미디어 환경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제 기자들은 독자에게서 답을 찾아내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뉴스의 공급자와 수용자로 나뉘던 ‘게이트 키핑’ 시대가 지난 지 오래 되었고, ‘게이트 워칭’ 시대를 지나, 이제 ‘게이트 쉐어링’ 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기자와 독자의 경계선이 붕괴되고, 공급자와 소비자가 혼재되면서 공동의 뉴스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같은 뉴 미디어 환경에서 기존의 언론은 살아남기에도 버거운 처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미국만 하더라도 2019년 말부터 2023년 5월까지 약 450개의 지역 신문사가 발행을 중단했습니다. 재외언론의 현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협회 소속 언론사 중에서도 약 20개사는 종이신문을 접고, 웹신문이나 인터넷 신문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아예 문을 닫은 곳도 확인된 곳만 10개사가 넘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맞추다보니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진실은 고사하고, 뉴스의 기본을 이루는 팩트가 무시되고, 조회수를 좇아 선정적이고 근거 없는 가짜뉴스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신뢰체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매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광고주의 요구에 맟춘 뉴스와 정보를 유포하는, 왜곡된 미디어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본을 우선하는 언론만 살아남는다는 시장의 신화가 태동하고 있습니다. 인력도 자본도 부족한 재외언론은, 이같은 미디어 환경의 대격변기를 맞아, 기본을 지키고 중심을 잡기 위해 몸부림을 쳐 왔습니다.
가짜 정보가 전 세계를 휩쓸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우리는 ‘펜데믹 언론의 길’을 물었고(2022년 가을대회), 곧이어 ‘재외 언론인 나는 누구인가’를 자문하며 자기인식을 굳게하고 정체성 찾기에 나섰습니다(2023년 봄대회).
인공지능에 주도권을 빼앗길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앞에서는, 인공지능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주체가 되자고 다짐했습니다(2023년 가을대회).
올해 봄에는 우리의 전통문화의 가치를 주류사회에 바로 알리는 것은 물론, 남북화해를 위한 어젠다 형성이, 재외언론의 공공외교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2024 봄대회).
모두가 ‘자본’에 편승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기본’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맞아, 참신한 시도,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마땅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와 적응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언론 본연의 자세를 무너뜨릴 가능성도 동시에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언론인에게는 “변해도 변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고 믿습니다. 바로 ‘ 언론인 정신’입니다. 저는 마땅히 고집하고자 합니다.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늘 ‘진실추구’여야만 합니다. 책임을 다 해야 할 대상은 정부나 정권이 아니라, ‘시민들’입니다. 이를 위해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고, 특히 권력에 대한 독립적인 감시자로 복무해야만 합니다.
능동적으로 언론의 책무를 다 하지는 못한다 할 지라도, 수려한 글쓰기 테트닉은 좀 부족하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책임, 최소한의 윤리는 지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돈과 기사를 맞바꾸는 일은 단연코 중단해야 합니다. 과장된 홍보기사를 써 주는 관행도 바뀌어야 합니다. 취재 대상이 되는 기관이나 단체의 멤버가 되는 것도 금해야 하는 일입니다. 표절과 무단복제는 언론인의 영혼을 좀먹는 악습임이 분명합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도, 우리 재외언론은 “변해도 변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금과옥조로 삼아 바른 길을 가고자 합니다. 또다른 초대형 허리케인이 몰아친다 할지라도, 휘청일지언정 꺾여 쓰러지지 않도록, 재외언론인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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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편집 김충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