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최고 권위의 고교야구 대회인 ‘여름 고시엔(제107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인 교토국제는 2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교토국제는 16일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3회전(16강) 경기에서 가가와현 진세이가쿠엔고를 3-2로 꺾었다. 1회초 선취점을 올렸지만 5회말 두 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8회초 2·3루 기회에서 3번 타자 오가와 라이토(2학년)의 적시타가 터지며 승부를 뒤집었다.
투수진 활약도 빛났다. 선발 사케타니 요시키(3학년)가 4회까지 호투했으나 5회 위기에서 2실점한 뒤,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에이스 니시무라 잇키(3학년)가 4이닝 동안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뒷문을 걸어 잠갔다. 니시무라는 앞선 다섯 경기 연속 선발 등판 후 이날은 구원으로 나와 팀의 승리를 지켰다.
교토국제는 오는 19일 8강전에서 야마나시가쿠인고와 맞붙는다. 야마나시가쿠인은 같은 날 오카야마가쿠게이칸고를 14-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앞으로 세 경기를 더 이기면 교토국제고는 ‘여름 고시엔’ 역사상 일곱 번째 2연패 학교가 된다. 1915년 창설 이후 2연패를 달성한 학교는 단 여섯 곳에 불과하다.
교토국제고는 한국어 가사로 된 교가를 가진 학교다. 경기 후 승리팀 교가가 연주되는 전통에 따라 이날도 교토국제고 학생들이 한국어 교가를 합창하는 장면이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한편, 교토부와 교토시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교토국제고를 겨냥한 차별·혐오성 게시물 일부를 삭제해 달라고 교토지방법무국에 요청했다. 양 지자체는 이달 14일까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관련 글 2천여 건을 조사한 뒤, “조선으로 돌아가” 등 혐오 표현이 담긴 3건을 법률상 ‘헤이트 스피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교토국제가 우승했을 때에도 유사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2021년 첫 여름 고시엔 진출 이후 매년 전국대회 무대를 밟고 있는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계 학교로서의 상징성과 저력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 교토국제고 투수 니시무라 잇키 [교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