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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거금 지원, 그러나 반복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올해도 어김없이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한상대회를 지원한다. 세계 각지의 한상과 국내 기업을 잇는다는 명분은 여전히 그럴싸하다. 하지만 현장을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수십억, 수백억 원의 자금이 투입되지만, 정작 이 사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조직위원회에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인사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결여된 조직이 행사를 주도하면 결과는 뻔하다. 행사를 주관한 회장은 언론을 화려한 기사로 도배하며 자신의 치적을 쌓기에 급급하고, 정부 관료들은 행사 횟수와 참여 인원이라는 ‘실적 숫자’ 뒤로 숨는다.

축제의 조명이 꺼지고 나면 거액의 혈세는 증발하듯 사라지고, 우리는 또다시 아무런 시스템적 진보 없이 “내년에는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희망 고문만을 반복하고 있다.

소기업에겐 너무 높은 문턱, ‘6,000달러’의 벽

정부와 지자체는 성과를 자랑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기업들의 눈물이 고여 있다. 작년 애틀랜타 행사의 사례를 보자. 부스 하나를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 무려 6,000달러(약 800만 원)에 달했다. 여기에 항공료, 숙박비, 체류비까지 더하면 소기업 하나가 감당해야 할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치솟는다.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이야 제 돈 써서 마케팅을 한다지만,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인 소기업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부스비 지원, 통역 및 운임비 지원 없이는 사실상 참여가 불가능하다. 즉,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끊기는 순간 한상대회는 빈 껍데기만 남는 구조인 것이다. 지자체들이 예산 대비 성과가 없다며 행사를 보이코트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정부와 조직위, ‘행사 전문가’는 있어도 ‘비즈니스 전문가’는 없다

왜 이런 비효율이 반복되는가? 정부 내에도, 행사 조직위 내에도 이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한상대회는 그저 탈 없이 치러야 할 ‘연례행사’일 뿐, 소기업의 제품이 어떻게 한상의 유통망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행사 기획사는 화려한 무대와 의전에 목을 매고, 공무원은 정해진 예산을 소진하는 데 집중한다. 그 사이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매칭을 주도해야 할 ‘상설 시스템’과 ‘전문 인력’은 실종되었다. 소기업을 위해 쓰여야 할 지원금이 정작 알맹이 없는 행정 비용과 전시성 홍보비로 새 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성과’로 말해야 할 때

대한민국 시스템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언제까지 지자체의 예산 주머니만 바라보며 일회성 잔치를 이어갈 것인가. 6,000달러라는 거금을 내고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정교한 비즈니스 데이터와 사후 관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한상대회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것이다. 진정한 대한민국을 위한 길은 화려한 보도자료 속에 있지 않다. 소기업이 낸 세금이 다시 소기업의 수출 길을 여는 마중물로 돌아오는 것, 그 상식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김충식/ Job Korea News 재미동포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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