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평화포럼, 한미 극우·반이민 정서 확산 진단
“민주주의·평화 가치로 초국적 극우 연대 대응해야”
당시 우리에게 미국은 민주주의의 성지였고, 닮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2026년 현재, 뉴저지의 광활한 하이웨이 전광판에는 생경하면서도 가슴 벅찬 문구가 흐른다. “Resist Like South Korea(대한민국처럼 저항하라).”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미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한국의 시민 정신을 배우자고 외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학계와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3.5% 이론’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역사학자들이 전 세계 평화 시위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인구의 3.5%가 지속적으로 참여하면 정권은 반드시 평화적으로 교체된다는 통계적 실체다. 한국 인구로 환산하면 약 1,200만 명에 달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천만 시민의 결집’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권력의 부당함을 바로잡는 불가역적인 임계점이다. 1,200만 명이 모이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설령 천만 명이라 하더라도 그 힘은 정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우리 민족은 이미 그 ‘평화의 힘’을 전 세계 앞에 증명해 보인 저력이 있다.
미국 MSNBC의 간판 앵커 레이첼 매도(Rachel Maddow)는 방송을 통해 한국을 극찬했다. “평화적인 집회로 정말 정권이 뒤집어질까 의심하는 이가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을 보라”는 그녀의 일갈은 현지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불법적인 권력을 비폭력의 힘으로 탄핵하고 사법적 심판까지 받게 한 한국의 사례는, 현재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는 미국 정치권에 강력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국뽕’이라 치부할 일이 아닌, 세계가 공인한 객관적 ‘팩트’다.
이러한 자부심 이면에는 경계해야 할 현실도 공존한다. 지난 20일 조지아 평화포럼(대표 한병철)이 주최한 강연에서 박동규 변호사는 날카로운 진단을 내놓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맞물려 양국의 극우 세력이 ‘부정선거’, ‘반민주주의’ 등의 구호를 공유하며 초국적 연대를 맺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조지아와 뉴저지 등 한인 밀집 지역에서 부상하는 반이민 정서는 우리 교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박 변호사가 강조했듯, 이러한 극우 유대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민주주의의 가치를 외교 현장과 지역 공동체 내에서 더욱 강력하게 천명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관심과 참여로 숨 쉬는 생물이다. 한국의 시민들이 보여준 비폭력 평화 정신은 전 세계가 민주주의 위기를 겪는 이 시대의 가장 확실한 해법이다.
우리 한인 사회 역시 고국이 보여준 당당한 저력을 가슴에 새기며, 이곳 미국 사회에서도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대한민국처럼’ 당당하게, 그리고 평화롭게 우리의 권익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나갈 때다.
영상으로 보시죠.
(취재·촬영·편집 김충식 기자)
